내친 김에, 10월4일 토요일 방송원고도 올려봅니다.

 

<귀농 - ② 귀농 실전 준비>


은퇴 후 귀농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죠.

하지만 막상 귀농을 하려니, 막막하기만 하다는 분들 많은데요,

그래서 매주 토요일, ‘귀농이야기’ 시간에는 귀농의 준비부터 실전과 정착까지..  자세히 살펴보고 있습니다.

오늘은 귀농 실전 준비 과정을 좀 알아볼텐데요,

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고, 또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건지..

전국귀농운동본부의 이진천 사무처장과 말씀 나눠봅니다.



1. 사무처장님, 안녕하세요? 도시에서 준비를 끝냈다면, 이제 실전에 돌입해야 할텐데요, 우선 농촌에서 살기 위한 준비를 해야하겠죠? 귀농지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?


- 도시에서 귀농 준비를 끝낸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. 다만, 도시에서도 최대한 농업농촌 그리고 농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살 수는 있고, 그게 최선의 준비라고 생각합니다.

- 귀농지를 찾는 문제는 참 어렵습니다. 귀농을 접근하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여기서 막혀서 포기합니다. 도저히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가 많습니다. 몇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.

- 첫 번째로 ① 내 귀농의 형태를 우선 분명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.

    ㉮ 우선 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귀농이라면, 농사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. 과수 농사라면 산간지역으로, 벼농사라면 들판이 너른 지역을 찾아야지요.

    ㉯ 귀촌. 그러니까 은퇴자라든지 요양목적이 있다든지, 직업을 이어갈 수 있다든지 해서, 농사보다는 농촌 생활이 중심이라면 거기에 어울리는 귀농지를 찾아야지요.

    ㉰ 아이가 어리면 학교와의 거리라든지 여건을 따져보아야 할테고, 당장은 도시와의 끈이 중요하다면 귀농지와 도시와의 거리도 중요합니다.

- 두 번째로 ② 귀농지는 땅과 집을 만나는 게 아니라,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. 신뢰할만한 농부,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선배 귀농자, 작목반이나 영농법인같은 단체, 면사무소나 농업기술센터와 같은 관공서, 특히 마을 이장님 부녀회장님 같은 사람을 통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. 공인중개사나 인터넷정보는 부차적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. 사람을 통하는 것이라서, 마치 배우자를 만나는 것 같이 운이 따라야 합니다. 그리고 좋은 운을 위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합니다.


2. 농촌에서의 주택마련과 토지구입도 도시인들에게는 생소할 것 같애요?


- 귀농지 찾는 방법의 세 번째라고 할 수 있는데요,
③ 귀농지는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. 좀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. 많은 귀농자들이 더 나은 곳으로 옮기기도 합니다.

- 현실적으로 농업소득 대비 농지 가격이 턱없이 높습니다. 그러니 처음에는 농지는 부탁해서 임대하는 게 낫습니다, 집도 가능하다면 기존의 농가주택을 임대하거나 구입해서 사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.

- 처음에는 그렇게 가볍게 시작하고, 1~2년 지나서 농촌사람다운 안목이 생기면 땅을 사거나 집을 지으면 좋겠습니다. 그러니까, 덜컥 땅을 사고 집을 짓는 것은 큰 투자라서 위험부담이 많다는 뜻입니다.

- 물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. 정을 붙이려면 아무래도 작아도 내 땅, 내 집이 필요하다는 귀농자들도 있습니다. 그럴 경우에는, 그 동네의 4계절을 함께하면서 정성을 기울이고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분들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우선입니다.

-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, 거기 살려는 목적이라면, 도시와 농촌은 집과 땅 같은 부동산을 구입하는 요령이 다르기 때문입니다. 투자가치를 따지는 것은 저는 잘 모릅니다.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. 농촌에는 대지와 주택 소유주가 다른 경우, 길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입로를 막아도 할 말 없는 맹지인 경우, 도시에 나가 있는  아들딸들이 소유권을 뒤늦게 주장하는 경우 등등 도시와는 달리 알 수 없는 변수가 튀어나올 때가 많습니다. 그만큼 농촌 마을은 역사가 깊고 사연과 아픔이 많기 때문입니다.

- 그러니, 구입이든 임대든 이장님이나 마을 분들, 또 면사무소 담당자와 충분히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 처음에는 경계할겁니다. 워낙 투기꾼들이 농촌을 누비고 있으니까 말입니다. 그래서 진정성이 중요합니다.

- 투자 투기의 경우가 문제가 되지, 가서 살면서 농사지으려고 한다는 것이 인정된다면, 행정적인 부분은 크게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. 진심이라면, 마을 분들과 관공서에서 도와주실 겁니다.


3. 농촌에서도 할 수 있는 농사는 아주 다양할 텐데요, 어떤 농사를 지을 건지 정해야겠죠?


- 농사는 1년에 1번 하는 겁니다. 그러니 도시에서 얻는 노동의 숙련도와는 패턴이 완전히 다릅니다. 날씨나 병충해 등 변수도 많습니다.
그러니, 3년은 지나야, 농사에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. 그 정도는 경험이 쌓여야, “아, 내가 이런 규모로 이런 농사를 하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기대할 수 있고 어느정도 노동력을 투여하면 되겠구나, 판로가 가능하겠구나...” 그런 판단이 든다는 겁니다. 그 전에는 뭐 정신없지요.

- 농사는 기본적인 농사를 중심으로 배워나가야 합니다. 그러니까, 벼농사와 잡곡-감자-콩-고추 같은 밭농사입니다. 그 외 채소-특용작물-약초-화훼-축산은 난이도가 또 다릅니다. 투자도 필요하고요. 나중에 선택할 수는 있겠습니다.

- 각 군에는 농업기술센터가 있습니다. 성심성의껏 상담하고 도와주십니다. 교육도 연중 있고요. 면단위에 파견되어 기술지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. 그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.

- 몰론 최고의 농사선생님은 마을 어르신들입니다. 그 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상책입니다.

- 책, 인터넷, 관공서, 마을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시되, 최종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. 농사는 무한책임을 지는 엄연한 사업의 일종입니다.


4. 아무리 귀농한다해도 삶 자체를 완전히 바꾼다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애요.  농촌에 농사만 짓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닐텐데요, 농사 외에 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?


- 동감입니다. 농촌에 젊은 농사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, 그들을 돕는 조력자들이 필요하지요. 이를테면 교사-약사-조리사-문화기획자-복지사 등등. 기본적인 사무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는 영농법인이나 정부지원 마을들이 있습니다.

- 잊지 말아야 할 것은, 농촌에서 농업 외의 직업을 통해 생활의 기반을 닦기란, 농사만큼 만만치 않다는 것이겠습니다. 그러나, 더 중요한 것은, 그래서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. 소득 이외에 다른 충만감이 있는 겁니다.

- 하여튼, 여러 직업이 농촌의 빈자리를 채워야 농촌이 북적대고 흥이 나고 기본적인 기능이 유지될 텐데요, 이럴 경우 꼭 마을을 고집하기 보다는 읍내 아파트에라도 살면서 직업을 이어가는 것도 귀농의 한 방법입니다.


5.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여러 가지 실습도 해보고, 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, 본격적으로 이런 귀농 준비를 할 때,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?


- 저희 귀농본부의 귀농학교나 귀농선배와의 네트워크는 제한적입니다. 귀농지원센터등 지역에서 상담역할을 하도록 몇 가지 활동을 하지만, 민간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이니 한계가 있습니다.

- 조그마한 인연이라도 농촌에 있다면, 먼 일가친척이든 누구든 도움을 청해보십시오. 귀농에 대한 의견들은 참 다양합니다. 많이 들어볼수록 실전에 큰 참고가 됩니다.

- 최근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자체를 중심으로, 귀농자지원조례를 제정한다든지 상담창구를 만든다든지 합니다만, 솔직히 한두 개 군을 빼고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. 농촌에 활력을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인데, 귀농자가 필요한 지자체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지요. 앞으로는 이 부분이 더 준비되리라 생각합니다.

- 솔직히 말씀드려서, 어디서도 맞춤형 도움을 받기는 어렵습니다. 반면에 일반적인 귀농정보는 책과 인터넷 등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. 늘 본인 판단이 중요합니다.


6. 끝으로 귀농 실전을 앞둔 분들에게 한 말씀만 더 하신다면요?


- 2~3년은 소득도 기대하기 어렵고, 도시와는 달리 낯선 사람도 사귀어야 한다고 하고, 한참을 배우고 투자만 해야 한다니 시도하기 불안하실 겁니다. 그러나 그런 시행착오조차도 귀농의 중요한 부분입니다.

- 다들 이 실전에서 겁을 내십니다. 귀농선배들의 한결같은 조언은, “일단 저질러라. 일단 가면 거기서 어떻게든 해결된다!” 입니다. 아무리 도시에서 계산서 뽑아보았자, 농촌에 오면 다 새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. 그러나 너무 두려워 마십시오. 낯선 나라에 이민도 가는데, 우리 농촌에 왜 못갑니까?

- 끝으로, 사람을 믿으십시오. “촌사람들이 더 영악하고 부자더라.” 이런 속설이 도시에 있지요. 과연 그럴까요? 적어도 귀농을 하려는 분이시라면, 농촌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믿지 못하고, 또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, 도시보다 더 괴롭고 불행한 곳이 됩니다. 우리의 농업-농촌-농민이 기댈만하다는 믿음이 없다면 도무지 귀농할 이유도 없고, 할 수도 없을 겁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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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leftsky